거래처에서 종종 문의가 오는 질문이 있다. 닭의 중량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참고로 현재 국내 대부분의 도축장(도계장)의 시설이 현대화되어 있기 때문에 중량선별 작업은 오차가 매우 적을 만큼 정확하다. 도계를 마치고 상품화된 닭고기의 오차 허용범위 설정에 따라 통닭의 평균 중량이 달라질 수 있다.
차가운 바람을 맞는 닭들
에어 칠링 / 워터칠링
도축 방식에 따라 중량이 조금씩 차이 날 수 있다. 좀 더 자세하게 말하자면 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에어 칠링(공기냉각방식)과 워터 칠링(물 냉각) 방식에 숨어 있다. 도축 직후 신선도 및 유통기한 연장을 위해 반드시 닭고기의 심부 온도를 떨어트리는 냉각 작업이 필요하다.
에어 칠링 (공기 냉각 시스템)
에어칠링은 말 그대로 바람을 이용해 닭을 냉각하는 방식이다. 국내 육계산업 대표 브랜드인 하림의 경우 약 7km 정도의 에어 칠링 룸을 갖추고 있다. 물이 아닌 바람으로만 냉각하기 때문에 닭의 체내에 물이 흡수되지 않아 도축 일로부터 5일 이상이 지나도 중량 손실이 거의 없는 것이 특징이다. 통닭의 피부 표면이 쭈글쭈글한 것이 특징이다.
공기 냉각 방식은 닭 한 마리를 개별 냉각 처리하기 때문에 교차오염 가능성이 적다. 적정 보관 온도를 유지할 시 워터 칠링에 비해 유통기한이 조금 더 긴 것도 특징이다. 피부 표면 주름은 수분은 머금지 않고 급속 냉각으로 인한 근육 수축으로 인한 현상이다.
워터 칠링
냉수로 냉각 작업을 하기 때문에 수분 흡수로 인한 중량아 증가한다. 닭의 체내로 흡수된 물은 시간이 흐를수록 몸밖으로 다시 배출된다. 워터 칠링을 거친 닭고기는 겉보기엔 윤기가 나고 탱탱해 보이지만, 에어칠링 방식에 비해 좋지는 않다. 한꺼번에 여러 마리의 닭을 물에 담가 냉각하기 때문에 교차오염 가능성도 있다. 에어 칠링 보다 품질유지기한이 짧은 편이다. 워터 칠링 방식의 수분 흡수로 인한 중량(수율) 증가량은 전체 중량 대비 8%에 달한다.
다시 중량 이야기로 돌아와 10호 닭을 구매하였는데 1kg이 나오지 않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앞서 말한 것처럼 워터 칠링으로 흡수된 수분이 닭의 몸밖으로 배출되어 중량이 감소하는 경우, 통닭을 손질 / 절단하여 납품을 받는 경우가 있다. 두 가지 경우의 수를 모두 합쳐지면 중량 손실이 제법 크다.
업소에서 닭고기를 납품받을 때 도계한 상태 그대로를 납품 받는 경우는 식육점 혹은 닭 집을 제외하면 거의 없다.
닭의 배를 가르고 비 가식 부위(목 주변 지방, 날개 끝, 아래 지방 및 닭 꽁지)를 제거하는 작업을 거치면 10호 닭(1000g)은 970g 정도 나온다. 이때 워터 칠링 방식으로 생산된 통닭이라는 가정하에 수분 배출로 인한 수율 감소가 8%라고 가정한다면 900g도 안 나올 수 있다는 말이다.
에어 칠링 냉각 시스템을 도입한 닭고기를 취급하는 유통 업체와 거래를 하고 10호 닭보다는 11호 닭을 선택해 1kg의 중량을 넘기는 방법을 추천하고 싶다. 최근 국내 대형 닭고기 브랜드인 H 사와 C 사의 11호 인젝션 염지닭을 저울에 올려보면 평균 중량이 1180g에 달한다.